희망의 다른 이름, 재개장

‘사람 성격 안 변한다’는 말이 이영민 대표(45세)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내내 웃고 있는 그는 놀랍게도 원래 무뚝뚝한 성격이었다고 고백한다. 환하게 미소 짓는 것을 영어색해하던 그가 식당을 재개장하면서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우는 사람이 된 것이다.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웃음이 솟는다. ‘희망’은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 그의 미소가 그걸 증명한다.
“이 자리에서 프랜차이즈 감자탕 집을 5년 넘게 했어요. 처음엔 그럭저럭 장사가 되더니 어느 순간부터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더라고요. 마지막엔 순수익이랄 게 거의 없을 정도였어요. 세금도 제때 못 낼 정도였으니까요. 영업시간은 밤 10시까지였지만 술손님들 때문에 밤 12시까지 가게를 지키곤 했어요. 딸아이와 둘이 사는 저로선, 아이를 집에 혼자 두는 게 여간 걱정스럽지 않았어요.”
답답하고 막막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자신의 가게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동강함박(정·태·영·삼 맛 캐다! 프로젝트 3호점)의 재개장 과정을 우연히 보게 됐다. 자신에게도 저런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간절히 품게 됐다. 그 소망은 결국 현실이 됐다. 지난 9월 한 지역신문에서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 지원자 모집 광고를 접한 그는 그 즉시 지원서를 넣어 재개장의 기회를 품에 안았다. 절망의 샘에서 희망의 물을 긷는 순간이었다.
“12월 20일부터 약 한 달 간 강원랜드 본사에서 조리, 서비스, 회계 등 재개장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어요. 조리교육은 감자탕 체인점을 열기 직전 본사에서 5일간 받은 것이 전부였거든요. 정선호 셰프님(강원랜드 조리팀 과장)과 금성철 셰프님(강원랜드 조리팀 팀장)으로부터 재료 다루는 법부터 다시 배웠어요. 워낙 기본기가 없어서 많이 답답하셨을 텐데, 제가 용기를 잃지 않도록 끝까지 배려해주셨죠. 한겨울이었는데도 교육 기간 내내 마음이 정말 따뜻했어요.”
동강함박 원미자 대표도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 고마운 존재다.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의 ‘선배’인 원미자 대표는 재개장을 앞둔 이영민 대표에게, 경험으로 얻은 각종 노하우를 기꺼이 알려줬다.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로서, 두 사람은 바야흐로 함께 성장 중이다.

돈가스에 담긴 영월의 향기

민카츠의 대표메뉴는 영월 사과를 활용한 수제돈가스와 카레라이스다. 영월은 지구온난화로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면서 수년 전부터 최적의 재배지역으로 떠오른 곳이다. 내륙산간지역 특유의 큰 일교차 덕분에 사과당도가 매우 높다. 영월 사과로 맛을 낸 시나몬 향의 소스덕분에 돈가스의 풍미가 한층 풍부해졌다. 카레라이스와 사과의 궁합은 두 말 할 필요도 없다. 새콤달콤한 영월사과 덕분에 카레 맛이 한결 깊고 진하게 느껴진다. 영월 눈꽃매운철판돈가스도 영월 사과돈가스 만큼 인기가 높다. 뜨거운 철판 위에 눈꽃처럼 피어난 치즈와 청양고추, 베트남고추, 할라피뇨 등으로 맛을 낸 이곳만의 특제소스가 맛의 조화를 이룬다. 인테리어도 조화롭긴 매한가지다.
나무로 된 벽면과 햇살 같은 조명은 손님들에게 ‘자연’에서 식사하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만나는 ‘소풍’ 같은 한 끼. 민카츠의 특별함이 빛나는 대목이다.
“지난 1월 25일에 재개장을 했어요. 전날 너무 떨려서 잠이 안 오더라고요. 걱정했던 것과 달리 많은 분들이 다녀가셔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떨림과 설렘으로 지난 한 달을 보냈어요.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야 해서 하루 5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지만, 어느 하루도 즐겁지 않은 날이 없었죠.
가게를 재개장하면서 제 인생도 재개장된 기분이에요.”
그는 손님들에게 ‘냉정한 맛 평가’를 곧잘 부탁한다. 짜면 짜다, 싱거우면 싱겁다, 정확히 평가해줘야 개선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님들의 의견을 들으면 그 즉시 조리에 반영한다. 다음에 다시 온 그 손님이 ‘맛있다’는 칭찬을 해주는 것은 물론이다. 환한 미소가 그렇듯, ‘열린 태도’ 역시 전에는 갖지 못했던 것이다. 자신에게 생긴 변화들이 그는 여간 반갑지 않다.
“민카츠는 내 이름과 딸 이름에 공통적으로 ‘민’자가 들어가서 붙인 이름이에요. 이 자리에 감자탕 체인점을 열 때 초등학생이었던 딸이 곧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요. 방학 때 가게 일을 많이 도와줬어요. 한결 밝아진 딸아이를 볼 때마다, 강원랜드희망재단에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껴요.”
그의 꿈은 두 가지다. 하나는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다. 두 번째 꿈은 자신이 받은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봄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그의 새봄은 새 꿈으로 이미 환하다.

· 정태영삼이란
강원랜드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강원남부 폐광지역인 정선, 태백, 영월, 삼척 4개 시·군과 협업하여 만든 통합관광브랜드입니다.
· 강원랜드희망재단은
지역 영세식당의 자생력을 높이고 마을 상권을 넓히자는 취지에서 지역상생 프로젝트 정·태·영·삼 맛캐다!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