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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이 분다
    강원이 좋다

    정태영삼 旌太寧三

    • WRITE 정은주
    • PHOTO 한국관광공사(IR 스튜디오, 서보선, 마이픽쳐스, 김지호)
  • 자연은 살아 있는 예술이다. 시시각각 형태와 색채를 바꾸는. 그래서 보고 또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런데 바람은 시각적으로 존재의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분명 이곳에 있지만, 뺨에 닿는 느낌과 온도, 특유의 냄새 같은 것들로 짐작할 뿐이다. 맑디맑은 강원도의 바람이 유독 오래 머무는 곳. 그래서 오감을 더 열어젖히게 되는 곳. 정태영삼으로 간다.
1 정선 병방치 스카이워크
유유자적 동강과의
짜릿한 조우

여유로운 강줄기가 한반도를 쏙 빼닮은 밤섬을 휘돌아 흐른다. 그 너머로 첩첩이 이어지는 산맥, 그리고 탁 트인 하늘까지. 경이로울 만큼 풍요로운 자연이 이곳에 모두 모였다. 바로, 해발 583m 절벽 끝에 매달리듯 누워있는 병방치 스카이워크다.
어떤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도 놓치기 아까운 절경이여서일까. U자 모양으로 돌출된 스카이워크는 발아래까지 훤히 내려다볼 수 있도록 바닥이 투명한 강화유리로 되어 있다. 그 위에 선, 아니 떠 있는 느낌이란! 물론 아찔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풍경에 넋을 놓고 있자면 불어오는 바람과 하나가 된 듯 자연에 녹아들게 된다. 국내 최초의 3D 전망대라는 타이틀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그러니 길이가 11m로 짧다고 얕보지 마시라. 병방치 스카이워크를 걷는 건 정선의 산과 강을 모두 거닌 것과 마찬가지다.
물론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네 겹의 강화유리는 1만 톤 이상의 무게, 초속 50m의 강풍도 거뜬히 견딜 만큼 튼튼하니까. 게다가 미세한 흠집조차 생기지 않도록 반드시 부드러운 소재의 덧신을 착용한 후 입장하는 시스템이다. 정선의 자연을 더 느끼고 싶다면, 스카이워크 바로 옆의 짚라인을 타고 바람을 가르는 경험도 추천한다.

INFORMATION
주소 강원 정선군 정선읍 병방치길 225
전화 033-563-4100, 3600
홈페이지 www.ariihills.co.kr
2 태백 매봉산 바람의 언덕
하늘 바로 아래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곳

괜히 바람의 언덕이 아니다. 정말로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바람이 분다. 심지어 풍속도 꽤 센 편이라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생각했다가는 당황할 게 분명하다. 위치를 생각하면 이해가 될 법도 하다. 해발 1,303m의 매봉산 꼭대기에 있는 터. 더 정확히는 매봉산 풍력발전단지에 바람의 언덕이 있다.
매봉산은 백두대간이 지나가는 산이다. 그러니 눈에 걸리는 것 하나 없이 트인 풍경 자체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거기에 윙윙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풍력발전기가 중첩되면 ‘한국이 맞나’ 싶을 만큼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사실 이곳은 풍력발전단지이면서 고랭지 배추밭이기도 하다. 1960년대부터 조성되기 시작해 면적을 점점 넓혀간 것이 지금은 약 1,320㎡. 산 정상 아래의 경사면 전부가 고랭지 배추밭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배추에 한창 알이 배는 여름철이면 사방이 초록빛으로 뒤덮여 눈이 시릴 정도다.
참고로 봄소식이 늦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태백. 게다가 바람의 언덕은 고지대라 3, 4월에도 녹지 않은 눈을 만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따뜻한 옷차림은 필수, 광활한 언덕을 누비기 위해서는 편안한 신발도 필요하다.

INFORMATION
주소 강원 태백시 창죽동 9-440
전화 033-550-2828
홈페이지 http://tour.taebaek.go.kr
3 영월 봉래산 별마로천문대
쏟아지는 별빛 아래
고요함의 순간

하늘에 가까워질수록 소음은 잦아들고 풍경은 단순해진다. 그럼에도 마음에 닿는 강렬함으로 따지자면 그 어느 곳보다 한 수 위.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별마로 천문대의 매력 중 하나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라는 이름의 뜻처럼 해발 799.8m에 위치한 별마로천문대는 관측에 최적화되어 있는데, 평균 연간 관측 일수가 196일로 우리나라 평균인 116일보다 훨씬 많다.
주변에 활공장이 있어 시야가 탁 트인 것도 장점. 별이 쏟아지는 깜깜한 밤하늘에 둘러싸인 채 서늘한 바람을 느끼고 있자면 순간 현실을 잊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천체투영기가 광학식 아날로그에서 하이브리드로 교체되어 관측의 수준이 훨씬 높아졌다는 소식이다. 덕분에 기존에 볼 수 없던 별과 성운, 성단 등이 선명하게 표현되는 건 물론, 7가지로 단순했던 별의 색상도 299가지로 확장됐다.
천문 우주과학을 보다 체계적으로 경험하고 싶을 경우 1박 2일 체험학습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참고로 별마로천문대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정원에 제한이 있으므로 홈페이지에서 가능한 시간과 일정을 확인한 후 예약하면 된다.

INFORMATION
주소 강원 영월군 영월읍 천문대길 397
전화 033-372-8445
홈페이지 www.yao.or.kr
4 삼척 해상케이블카
바람을 가르며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

바다를 즐기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바람처럼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경험은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스릴은 적어도 넓은 시야로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삼척해상케이블카에 지금까지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오르고 내린 이유다.
삼척해상케이블카는 이름 그대로 바다 위로 길이 나 있다. 삼척시 근덕면 용화리와 장호리 사이 874m를 잇는데, 마주 보고 서 있는 용 형상의 역사가 이색적이다. 케이블카 탑승 출발점은 어느 곳이라도 상관없다. 혹은 편도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쪽에서 저쪽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7분 정도. 청정 해변과 길게 뻗은 장호방파제, 장호항 돌섬, 옹기종기 모인 어촌마을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보다 보면 금방 내릴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역사 내에 있는 전망대나 스카이라운지를 방문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곳에는 카페와 음식점도 작게나마 있으니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다.
단, 기억할 것은 케이블카가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 때문에 별도의 예약시스템 없이 현장에서 발권이 이루어진다. 날씨가 궂을 경우 휴장하거나 운행이 중단되기도 하므로 방문 전 미리 확인해야 헛걸음을 피할 수 있다.

INFORMATION
주소 강원 삼척시 근덕면 삼척로 2154-31(용화역) / 강원 삼척시 근덕면 장호
항길 12-10(장호역)
전화 033-570-4606
홈페이지 http://samcheokcableca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