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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단한 이웃에게
    건네는
    아주 특별한 위로

    • WRITE 박미경
    • PHOTO 남윤중
  • 반짝반짝 빛나는 공간 속에 모락모락 추억이 어린다.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 11호점인 길목바베큐는 과거 함태탄광의 사택촌이던 상장동벽화마을과 이웃해있다.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는 전설 속에 묻혔어도, 맛 좋은 음식으로 고단한 이웃들을 응원하는 가게는 우리 곁에 남았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이 이 거리로 다시 돌아왔다.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 11호점 길목바베큐
배달 위주 가게에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골목’이 그리움의 장소라면 ‘길목’은 정겨움의 장소다. 넓은 길에서 좁은 길로 들어서는 첫머리. 우리가 길목이라 부르는 그곳에 들어서는 순간, 반가운 누군가를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까닭이다. 길목바베큐는 그 예감에 딱 어울리는 곳이다. 오다가다 들르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공간. 발을 들이는 즉시 마음이 먼저 훈훈해진다. “작년 11월 29일에 재개점을 했어요. 전엔 배달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가게가 카페처럼 바뀌니 직접 찾아와서 드시는 분들이 늘어났어요. 좁고 어두웠던 실내가 이렇게 넓고 환해졌거든요. 젊은 부모가 아이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많아요. ‘나가라’는 통보를 받았다. 조금 억울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업종을 바꿔보기로 했다. 2008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길목바베큐의 문을 열었다. 심각한 경영난을 겪지는 않았어도, 기대만큼 잘 되지 않아 마음이 조급했다. 그러던 중 한국외식업중앙회 태백지부로부터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에 응모해보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지난해 6월이었다. “이거다 싶어 응모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기쁘더라고요. 우리 가게의 사연이 특별해서라기보다, 상장동벽화마을과 상장동문학마을을 활성화하는 데 힘을 보태라는 의미로 뽑아주신 것 같아요. 그 뜻에 누가 되지 않도록, 더 맛있고 더 살갑게 한 분 한 분 최선을 다해 모실 거예요.”

‘정·태·영·삼 맛캐다!’ 프로젝트 11호점 ‘길목 바베큐’ 유영희 점주
작은 것도 소홀히 해선 안 되는 까닭

길목바베큐의 메뉴는 옛것과 새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숯불로 굽는 양념바베큐와 간장바베큐, 소금바베큐는 유영희 점주가 손수 개발한 이곳의 오랜 메뉴다. 강원랜드 희망재단 재능기부팀으로부터 그 맛을 인정받아, 변경되거나 누락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여기에 새 메뉴가 추가됐다. 찰밥을 활용한 전기구이 영양통닭, 누룽지와 콘·치즈를 이용한 짜글이통닭이 그것이다. 그 가운데 짜글이통닭은 매콤한 양념과 고소한 콘·치즈가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서비스 메뉴도 새로워졌다. 길목바베큐에선 대부분의 치킨가게에서 쓰는 새콤달콤한 통닭무 외에 ‘끓는 물’에 새우젓으로 간을 한 물김치, 문경 오미자즙에 오이와 풋고추, 파프리카를 넣어 만든 피클이 함께 제공된다. 닭죽도 이곳만의 특별한 서비스 메뉴다. 닭으로 낸 육수에 ‘볶은 쌀’과 인삼, 표고, 당근, 호박을 넣어 만든 영양닭죽. 행여 식을까, 미니가마솥에 담아 약한 불에 데워두는 걸 유영희 점주는 잊지 않는다. 주요 메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다.
“새 메뉴를 개발해주신 박치웅 셰프님이 ‘서비스 메뉴라고 소홀히 여기면 안 된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어요. 재개점을 해보니 그 말뜻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서비스 메뉴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정말 뜨거워요. 작은 것일수록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걸 톡톡히 배우고 있어요.”

든든한 ‘백’이 드디어 생기다

강원랜드 희망재단에서 받은 한 달간의 교육(조리교육, 위생교육, 서비스교육 등)은 식당 운영 12년을 맞은 그를 풋풋한 새내기로 되돌려줬다. 온갖 꽃이 앞 다투어 피는 새봄처럼, 전날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매일 새롭게 그를 찾아온다. 유영희 점주는 요즘 또 다른 메뉴를 개발 중이다. 시판에 앞서 강원랜드 희망재단 재능기부팀과 상의할 생각이다. 박치웅 셰프의 의견을 들어보고, 수정과 보완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자문을 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든든한 ‘백’이 제게도 생겼어요.” 이 거리엔 아직 남아있다. 석탄 산업이 호황이던 1970~1980년대, 음식점마다 피워대던 연탄불의 온기며 숯불의 향기….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길목바베큐가 이 거리의 시계를 ‘화려했던 옛 시절’로 되돌리고 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는 오후. 유영희 점주의 손이 빨라진다. 고된 하루를 보낸 누군가를 그는 오늘도 초승달처럼 웃으며 기다린다.

‘정·태·영·삼 맛캐다!’ 선정 식당
‘정·태·영·삼 맛캐다!’ 선정 식당
상호명 지역 주메뉴 연락처
1호점 포앤카츠650 정선 베트남 쌀국수, 돈카츠 033-591-2367
2호점 연화네 가마솥
황소머리국밥
태백 황소머리곰탕 033-552-1195
3호점 동강함박 영월 함박스테이크 033-374-3768
4호점 예손식당 삼척 시래기 차돌박이 해장국 033-541-6443
5호점 편백숲 삼척 편백찜, 샤브샤브 033-572-8581
6호점 민카츠 영월 영월눈꽃 매운철판돈까스 033-375-7474
7호점 곱창데이 정선 황기곱창구이 033-582-3355
8호점 장성 뚝배기 태백 닭개장, 김치찌개 033-581-4250
9호점 보리밭 사잇길로 영월 삿갓정식 033-372-9199
10호점 별미구이쌈 삼척 차돌박이쌈, 대패삼겹살쌈 033-575-1877
11호점 길목바베큐 태백 양념구이, 소금구이 033-552-9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