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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아름다움을 사람의 손길로 다듬다

캐나다
부차트 가든


CANADA _ Butchart Gardens

INFORMATION
부차트 가든
Add. 800 Benvenuto Avenue, Brentwood Bay, BC V8M 1J8, Canada
Tel. +250-652-4422 homepage. www.butchartgardens.com
  • 1904 Before
  • 2004 After

날 것 그대로의 자연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그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경우가 있다. 세계 3대 정원으로 꼽히는 부차트 가든(Butchart Gardens)이 그렇다.
캐나다 밴쿠버, 거기서도 반나절은 잡고 이동해야 하는 빅토리아 섬에 있는 부차트 가든에서는 전 세계의 꽃과 나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다. 때문에 이곳을 방문한 이들은 긴 여정이지만 기꺼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입을모은다. 1904년까지만 해도 부차트 가든은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석회석을 채굴하는 채석장이었다. 석회석을 다 채굴한 땅에는 커다란 웅덩이가 곳곳에 파였고, 황폐했다. 한 귀퉁이에 아내 제니 부차트가 작은 정원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공간은 색으로 물들여지기 시작했다. 부부는 6만여 평에 달하는 채석장을 매일 꽃이 피는 정원으로 변신시키기로 결심하고 무려 12년간 정원 디자인 작업에만 애를 쏟았다. 부부의 열정, 그리고 꽃과 나무가 더해져 마침내 1921년 첫 손님을 맞이할 수 있었다.
부차트 가든의 상징인 선큰 가든은 석회암을 채굴했던 커다란 웅덩이가 있던 곳으로 이곳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를 시작으로 장미 정원, 이탈리안 정원, 지중해 정원 등 세계의 자연이 가득하며, 매년 5~9월에는 화려한 불 꽃놀이를 비롯해 뮤지컬, 인형극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부차트 가든이 100주년을 맞던 해엔 캐나다 국립 사적지로 등록되면서 세계적인 관광지로도 인정받았다. 시멘트 채석장이었던 이곳은 이제 계절별로 다양한 꽃들이 수를 놓고 백만 그루가 넘는 초목들이 싹을 틔운다.
불가능일 것 같은 일이 매일 새롭게 펼쳐지는 부차트 가든엔 채굴꾼 대신 자연을 더 아름답게 다듬는 정원사가 아침을 맞고 있다.

  • 1980 Before
  • 2014 After

박제된 탄광 마을의 시간여행

태백
철암탄광역사촌


Taebaek _ Cheoram Coal-Mine History Town

INFORMATION
철암탄광역사촌
Add. 강원도 태백시 동태백로 404 Tel. 033-582-8070
  • PHOTO crowdpic

1980년대만 해도 태백시는 전국 석탄생산량의 30%를 생산하는 제1의 광도였다. 그중에서도 철암동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들어온 사람들로 북적였고 인구가 2만 3천 명에 이르렀다. 돌아다니는 개들도 만 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철암마을에 갑자기 몰려든 사람으로 주거공간이 부족해지자 하천 쪽으로 공간을 만들고 바닥에 지지대를 세워 중축한 ‘까치발건물’이라는 독특한 주거 양식까지 생겨났다. 탄광촌에서 일하는 광부들과 가족, 상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마을을 이뤄 살던 철암동의 탄광촌은 1989년부터 시작된 석탄합리화사업으로 인해 점차 노쇠해졌다. 현재 인구 2천 2백여 명. 태백시 철암동은 이빨 빠진 호랑이의 모습으로 사그라지고 있었다.
그러던 2014년, 이곳에 다시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랐다. 태백시가 과거 융성했던 문화를 발굴·발전 시켜 옛 건물 12개 동을 보존해 마을 전체를 생활사 박물관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1980년대 탄광촌의 영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철암동 탄광촌만큼은 그때 그 시절 그대로 시간이 멈췄다.
한양다방이 있던 건물을 비롯해 5곳을 아트하우스로, 아직도 사람이 있을 것 같은 호남슈퍼 등 7개 동은 생활사 박물관으로 운영된다. 내부는 과거 철암 탄광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예술작품들과 역사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아직도 영업 중인 봉화식당은 지금이라도 일을 마친 광부들이 하루의 노고를 달랠 것만 같은 모습이다.
까치발건물을 비롯해 당시의 모습을 통해 시간여행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관광객이 탄광촌으로 몰려들면서, 마을 주민들은 물론 경제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또 2019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취향 저격 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사람도 경제도 꺼져가던 탄광촌, 그곳에서 새로운 재미와 경험, 그리고 추억을 되찾기 위한 이들이 다시 북적거리고 그들을 보며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주민들이 있다. 그래서 철암마을은 어제보다 오늘이, 그리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