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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정취가

    녹아든 한잔

    • WRITE 임산하
  •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기나긴 장마 끝에 불어오는 바람에 언제 오나 싶은 가을이 왔음을 느낀다. 쌀쌀해진 날씨에 따뜻한 차 한잔을 우려내어 손에 쥐고 향으로 한 모금, 입으로 한 모금 마시니 비로소 완연한 가을이다. 소박하지만 확실하게 지금 이 계절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가을을 가득 담은 차를 소개한다.
Autumn Special Tea
영양만점 대추차

형형색색 물드는 단풍처럼 대추도 붉게 익는 가을이다.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적갈색의 대추는 풍파를 이겨 낸 열매이기도 하다. 대추는 비바람이 강할수록 더 단단하게 영그는 속성이 있다. 과연 대추가 품은 영양을 우리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대추 세 개로 양반은 점심 요기한다’는 속담은 단 세 개의 대추로도 점심이 될 정도로 영양이 풍부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게다가 「동의보감」에서는 맥(脈)을 좋게 하는 약재로도 소개되어 있다. 이런 대추를 달여 마시는 대추차는 수족냉증과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되며 심신을 안정시켜 준다. 지속되는 코로나19로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요즘, 대추차는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대추차는 숙면을 돕는다고 하니, 오늘 저녁은 찻잔을 가을빛으로 채울 대추차 한 잔을 마셔 보자.

내 몸에도
맞을까?
대추차는 열을 높이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겉모습이 전부가 아닌 모과차

‘과일 망신은 모과가 다 시킨다’고 할 만큼 모과는 못생긴 모양새지만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샛노란 색이 상큼함을 떠오르게 한다. 특히 마시는 비타민 C라고도 할 수 있는 모과차는 피로해소와 항산화 기능에 월등하다. 가을은 여름과 달리 일조량이 줄어듦에 따라 기분을 즐겁게 하는 세로토닌이 감소하여 계절성 우울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때 모과차는 세로토닌 생성에 도움을 줘 우울감을 떨쳐줄 수 있다. 게다가 호흡기를 촉촉하게 유지시켜 주어 쌀쌀하고 건조한 가을에 기관지염에 걸리지 않도록 돕는다. 이 정도면 모과는 망신이 아니라 신망(信望)할 만한 과일임에 틀림이 없다.

내 몸에도
맞을까?
모과차는 항이뇨 작용으로 소변을 농축시키기 때문에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입과 코가 즐거운 국화차

고개 숙인 황금빛 벼의 색을 닮은 국화가 산에 들에 피는 계절이다. ‘국화는 서리를 맞아도 꺾이지 않는다’는 말처럼 국화는 지조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가을의 서리에도 꽃을 피우는 국화에는 굳센 힘이 있다. 이 생명력을 알았던 선조들은 예로부터 국화를 뿌리, 잎, 줄기, 꽃 모두를 가루 내어 약용으로 먹기도 했다. 그러므로 국화차는 그 자체로 보약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기관지 계통에 도움을 주어 쌀쌀한 가을에 도움이 된다. 국화차는 느긋하게 향이 퍼지기에 차를 마시는 동안 오래도록 코가 즐겁다. 국화차로 마시는 국화는 맛이 달다 하여 감국(甘菊)이라고도 불린다. 보약이지만 단맛에 입까지 즐거우니 일거양득이 아닐 수가 없다.

내 몸에도
맞을까?
국화차는 찬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몸이 차가운 사람이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
건강을 지켜 주는 생강차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 바이러스에 취약해진다. 불청객처럼 찾아오는 가을 감기를 예방하는 데는 생강만 한 것이 없다. 한방에서는 생강을 약재로 쓸 만큼 약효가 뛰어나다. 생강의 알싸한 매운맛에 들어 있는 진저론 성분이 면역에 도움을 주는데, 열을 가하면 면역 효과가 증가한다. 그래서 따뜻하게 마시는 생강차는 감기약과도 같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해서도 우리에게는 면역력 강화가 중요하다. 생강은 따뜻한 성질을 지녀 냉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노란빛이 잔잔하게 우러난 생강차로 건강을 지켜보는 건 어떨까.

내 몸에도
맞을까?
찬바람으로 인해 체온이 떨어져서 생긴 감기가 아닌 열감기일 때는 생강차가 해가 될 수 있다.
가을에 힘이 되는 감잎차

달게 익은 감은 가을을 담고 있다. 열매가 아니라서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감잎에는 가을을 이겨 낼 수 있는 성분이 가득 들어 있다. 감잎에는 다양한 비타민이 함유되어 있어 환절기에 고생하는 만성질환자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게다가 감잎의 타닌 성분은 혈관을 튼튼하게 해 성인병 예방에도 탁월하다. 또한 이뇨 작용을 도와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시켜 피부를 깨끗하게 하는 효과도 있어 코로나19로 일상이 되어 버린 마스크 착용과 가을철 건조한 날씨로 들썩이는 피부 진정에 도움이 된다. 감잎차는 보통 초여름의 잎을 따서 만드는데, 가을에 여름의 색을 느끼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일 것이다.

내 몸에도
맞을까?
감잎의 타닌 성분은 장의 연동운동을 방해해 변비를 유발할 수도 있다.